2018년 회고

2018년 회고

요약

올해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스스로에 대한 상상력이 너무 풍부했고, 자신의 능력을 너무 신뢰했다.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가 이렇게 낮으니 한 해의 끝에서 앞이 아닌 뒤를 돌아볼 수밖에 없는 듯하다. 내년에는 스스로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타인에 대한 친절함으로 어제가 아닌 다가올 내일에 대한 기대를 회고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 올해는 여전히 미숙했고 수고했던 한 해였지만, 잘 돌봐준 마님 덕분에 후회없는 한해였다.

대학원 수료

  1. 대학원을 수료했다. 성실하게 과정을 수료하는 게 1차 목표였고, 졸업시험과 외국어 시험 등 졸업에 필요한 준비를 하는 것이 2차 목표였다. 논문을 제외하곤 졸업에 관련된 거의 모든 준비를 끝냈다. 논문을 발표하고, 졸업논문을 쓰는 과정이 남았다.

  2. 회사와 함께 대학원 과정을 진행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이 남는다. 중요도가 거의 비슷한 일을 함께 병행하다 보니 스스로 세워둔 도전과제는 어느 것 하나 이루지 못했다. 두 가지 모든 것을 손에 쥘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두 가지 모두를 손에서 놓칠 거란 상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해보고 싶었던 공부를 할 수 있었고, 도전해 보고 싶은 몇 가지 주제도 생겼다. 해보고 싶었던 주제에 집중하지 못하고, 주어진 과제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아쉬움이 크다.

변명을 위한 괜한 바쁨

올해 가장 반성해야 하는 것은 '시간 관리'에 소홀했다는 점이다. 내년부턴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니라,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시간 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야겠다.

  1. 시간 관리에 철저하지 못했다. 회사와 학업을 병행하기 때문에 주도적으로 시간을 소비하기보다는 들이닥치는 일에 시간을 소비 당했던 한해였다. 나에게 제일 필요한 외국어와 운동은 뒷전이 되었고 그 대가는 체력과 집중력으로 이어졌다.

  2. 집중력이 떨어지고 살이 쪄서 허리가 아프고 체력이 떨어지는 이 모든 악순환은 시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어, 시간이 없었거든'이라는 변명을 위해서 회사와 학업을 병행하는 것 같았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비겁한 변명으로 올 한 해를 보냈다.

마님과 함께!

  1. 결혼하고 하루하루 즐겁다. 시간 관리의 실패 덕분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순 없었지만 작은 시간을 모아서 근처에 바람 쐬러 다니고, 가까운 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식사를 하고, 둘이서 자전거를 타고 빵을 사러 가는 등 둘이서 손잡고 알차게 좋은 시간을 보냈다. 내년에는 조금 더 넉넉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이렇게 좋은 줄 알았으면 더 일찍 할 걸 그랬다.

야호! 드디어 출시

  1. 입사와 동시에 진행했던 회사의 프로젝트가 2018년의 끝자락에서 출시되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우리 팀 전체가 열심히 했고 최소한 2018년에 출시할 수 있어서 한시름 놓았다. 출시가 끝이 아니고 시작이긴 하지만 그래도 결승전 없는 마라톤을 뛰는 느낌이었는데, 한 번 정도 숨을 가다듬고 신발끈을 다시 조일 수 있는 시점을 줘서 생각하지 못했던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2. 앞으로 이 일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회사의 대표님들이 결정하시겠지만, 이제는 실제 사용자를 마주하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들어볼 기회와 조금은 불안정한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안정화해야 하는 걱정이 함께 밀려오지만 그래도 출시했다는 점에선 마냥 즐겁고 기쁘다. 잘 만들어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출시를 해서 얻을 수 있는 더 많은 기회와 경험을 기대해본다.

스스로 자초한 기술 퇴보

  1. 체력이 저하되고, 집중력이 분산되기 시작하면서 코드 품질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코드 작성 비율도 낮아지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해도도 줄었다. 이 모든 결과는 앞서 말한 '시간 관리'의 실패 때문이라 할 수 있지만, 그런데도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돈을 버는 입장에서 해당 업무의 기술이 저하되는건 개인적으로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2. 코드 품질을 요구하고 끈질기게 요구하고, 설득해서 코드를 관리하는 방법을 관철했어야 했음에도 커뮤니케이션 부족, 문화적 차이,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코드 품질을 높이기보다는 기능 구현에 집중하다 보니 코드 품질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기술을 퇴보 시켰던 행동이다. 코드 품질이 나빠진다면 미래를 계획할 순 없을 테니,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최대한 경계해야 한다.

근면했으나 성실하지 못했던 아쉬운 공부

  1. 개인적인 공부를 수요일과 금요일에 꾸준히 진행했다. 약 40회 정도의 스터디를 진행했고 Node.js, Vue.js, Kotlin 등 몇 가지 주제로 진행했다. 근면하게 스터디를 진행했지만 간단한 프로젝트 하나 완성하지 못했다.

  2. 근면했으나 성실하기만 했다.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하지만 가볍게 사용하던 기술을 근면하게 공부한 결과 해당 기술에 대한 이해도는 조금 높아졌다. 특히 12월에 Vue.js로 회사의 홈페이지를 구성할 때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 근면도 그 나름의 성과를 주지만, 효율에 조금 더 신경 써봐야겠다.

편중된 독서

  1. 대부분의 책이 기술서적에 몰려있다. 그리고 논문을 주로 읽고 정리하다 보니 독서의 질과 양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로마인 이야기, 그리스인 이야기 등 흥미 위주의 인문학책을 주로 읽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독서 노트는 기술서적을 중심으로 작성하게 되었다. 다채로운 분야의 책을 읽고 싶었지만, 종이책을 들고 다니지 않고 리디북스를 주로 사용하다 보니 리디북스에서 판매하지 않는 책을 덜 읽게 되면서 분야가 편중되었다. 전자책 시장이 커졌으면 좋겠지만, 일단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지 못했던 점은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