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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영님의 강연을 듣고 정리함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를 집필하신 송길영님께서 부산에 오셔서 강연(2016.01.13)을 한다고해서 숑숑 달려갔다. 강연을 듣고 내가 고민하고 있던 몇가지 것들에 대한 확신과 2016년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좋은 영감을 받았다. 그래서 몇가지 기록해두고자 한다.

인상깊었던 강연 내용

"여러분 상상하지 마세요. 여러분 마음대로 생각하지 말고, 상대방이 어떤지 관찰하고 지켜보세요"

강연 초반에 몇가지 상식적이지만 전혀 상식적이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셨다. 내가 믿고 있는 상식이라는게 얼마나 폭력적인지, 내가 얼마나 무감각하게 상대방을 배려하고 살아가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서 있는 곳에서 상대방을 이해해야 한다"

송길영님의 첫번째 주제는 "상대방을 이해해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식상한 주제라 생각했다. 하지만 몇가지 예를 통해서 내가 깨닫게된 사실은 나는 상대방을 이해한다고 생각했지,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럴것이다'라고 '주장'했지, '그렇다'라고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도 나와 같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런 것을 수정하고 보완할 수 있는 몇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이라는 측면에서 내가 만들어가는 SW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물론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어야겠지?)

"설명할 수 없으면, 전문가가 아니다",

  1. 데이터를 통해서 트렌드를 분석할 때 '왜' 이렇게 되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한 말이다. 전문가 답게 '데이터'가 어느 지점에서 중요하고, 언제 투입되어야 하는지 꼼꼼하게 설명하고 전달하였다.

  2. 내가 만든 프로그램에 대해서 나는 얼만큼 "설명" 가능할까?

"여러분의 이야기는 목표가 아니라 궤적입니다"

인생을 '한 점에서 거리가 일정한 점의 자취'처럼 살지 말고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야 자신의 궤적이 완성된다는 메시지였다. 따라서 '내 일(my job)'을 해야지 단순 '일'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당부의 말은 "하고 싶은걸 해라"라는 어처구니 없는 꼰대즘에 비해서 좀 더 세련되고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응석부리지 마세요."

요즘 들었던 충고 중에서 제일 "핵심"적이다.

"관리가 필요한 직원은 처음부터 고용하지 말아야 한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같은 소리는 이제 그만하고, 인사(人事)가 전부란 마음으로 팀빌딩을 해야한다.

"회사가 월급을 주는게 아니라, 회사에 월급을 요구해야 한다"

그렇구나!!!

강연을 듣고 난 후...

  1. 나는 IT업계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서버 개발'이라는 업무를 한다. 그리고 요즘은 내가하는 업무에 위기감을 느낀다. 오픈소스를 비롯해서 기존의 서버관련 서비스가 너무 좋아서 '스크래치 빌드'로 개발하는 경우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기존의 서버를 AWS으로 옮기면서, 향후 2~3년 안에는 서버쪽 개발은 nginx, apache와 같은 핵심 SW를 개발하는 분야와 현존하는 기술을 섞어서 고객에게 인프라를 구축하는 분야로 재편될꺼라 생각했다. 클라우드 시스템에서 제공되는 서버관련 서비스는 웬만한 개발자가 보여주는 '생산성'보다 훨씬 더 높았다. 그래서 나는 서버 개발자의 필요성은 점차 없어질꺼라 생각했다. 2015년에 MS의 Azure를 한 달간 써보면서 나의 생각에 더욱더 확고해졌다.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필요로 했던 서버 개발이란 업무는 분명히 사라지거나 없어질 것이라 확신했다.

  2. 그래서 나는 내가 가진 몇가지 기술과 접목해서 향후 10년정도 나의 커리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인프라'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개발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일단 '빅데이터'부터 공부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내가 공부의 방향을 얼마나 잘못 잡았는지 금방 알게 되었다.

  3. 일단 대부분의 사람들이 '빅데이터'를 제대로 다뤄본 사람이 없었다. 설사 제대로 다뤘다는 논문을 읽으면 어김없이 '넷플릭스', '구글', '페이스북'이 등장한다. 나처럼 평범한 개발자는 앤드류 옹 교수의 논문을 읽고 뭘 어찌해볼 도리도 없었다. 무턱대고 돌진하기엔 용기가 없었고, 아는것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데이터를 다루는 대부분의 세미나와 컨퍼런스와 내가 궁금하고 필요한 '어떤 것'과 격차가 너무 컸다. 결정적으로 국내 환경에서 빅데이터 라는걸 다룰 수 있는 '분야'가 한정적이었고 그것을 할 수 있는 조직도 제한적이었다.

  4. "왜 이렇게 엉망이 되어버린걸까?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말도 안되는 정보가('빅데이터 전문가 과정'같은 것) 흘러다니는 이유가 뭘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5. 몇가지 실마리를 2015년의 파이콘에서 얻을 수 있었다. 하용호님이 진행하신 세션에서 파이썬이 데이터 분석쪽에서 각광받는 이유를 설명할 때, 내가 뭘 잘못하고 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나에겐 '데이터'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 나의 가장 큰 실수였고, 뼈저린 후회였다. 하둡을 배워야 되는게 아니라 '데이터'에 대한 개념과 이해부터 선행되었어야 했다. 시작이 잘못 된게 아니라, 시작도 못했던 거였다.

  6. 그런데 데이터라는게, 그리고 그걸 가지고 분석한다는게 막연하기만 했다. 머신러닝 관련 책이나, 데이터 분석 책을 아무리 읽어도 갈증에 소금물을 마시는 듯 했으나 오늘 송길영님의 강연을 듣고 어디서 다시 시작해야 할지 막연하지만 시작점을 찾을 수 있어서 매우 행복하다. 일단은 시작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큰 틀에서 내가 가려는 방향에 대한 틀이 보이기 시작했다.